제61차 세인트루이스 대총회 총회에는 한국연합회 청년대표로 황혜미(서중한합회 천성교회) 자매, 대총회 청년대표로 오승현(삼육대 신학과 학회장) 형제가 참석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점에 대해 황혜미 자매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오승현 청년의 참가 후기도 함께 소개한다.
인터뷰
“하늘 가는 길에 들어선 듯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 황혜미 자매께서는 세인트루이스 대총회에 어떻게 참석하시게 되었나요?
코로나19 덕분이에요. 한국연합회 청년대표는 단 한 명이 참여하는데 팬데믹으로 총회가 연기되면서 귀한 특권이 결국에는 저에게 돌아왔네요(웃음). 대총회에서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회의 진행 과정을 보고 와서 더 넓은 안목으로 교회를 섬기라면서 추천해 주셨어요.
– 대표로 선정되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지요. 재림교인이라면 대총회에 한번은 가봐야 하지 않겠냐고 친구들과 웃으며 나누었던 이야기가 막상 현실이 되니 가슴 설레기도 했지만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 대표자로 참석하기에 두려움이 앞섰어요. 세계 교회와 성도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교단의 의제들을 논의하고 결의하는 총회에 투표권을 갖고 참여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고 ‘거룩한 부담감’이 몰려왔답니다.
– 참석하기 전에 어떤 기대를 하셨고 현장에 와서는 어떻게 느끼셨는지요?
하이브리드 방식의 운영과 미디어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어요. 디지털, 뉴노멀 시대에 교단의 회의 운영 방식도 더 합리적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었는데 역시나 대총회도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을 택했어요. 전용 앱, 실시간 중계, 줌을 통한 의사 발언, 전자 투표를 활용해 원활하게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서 숨은 기술진의 철저한 준비에 감사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젊은 세대와 여성이 교회 행정에 더 많이 참여하기를 기대했어요. 이제는 기성세대의 경험적 지지와 젊은 세대의 에너지를 결합해 교회가 변화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자주 들거든요. 남성들과는 또 다른 시선으로 선교 방향을 살필 여성들이 행정에 참여할 기회의 문이 넓어지기를 기대했는데 아직은 아쉬움이 남았어요.
– 한국에서도 연합회·합회 총회를 경험하셨는데 대총회와 비슷한 점,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기도와 규모입니다. 기관마다 총회를 계획할 때는 성령의 도우심이 절실하기에 주최측과 참가자 모두 기도하며 준비하지요. 대총회에서도 진행 도중에 개인 기도, 짝기도, 그룹 기도, 회중 기도를 드리면서 성령의 역사를 간구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이 점은 연합회나 대총회나 똑같아요. 총회는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영적인 모임이니까요. 차이점은 규모이겠지요. 참가자 수도 많을뿐더러 합회에서는 할 수 없는 『교회요람』 내용 수정 등을 다루었지요. 현장 체험은 못했지만 영상으로 접한 다양한 부스 운영을 보면서 차원이 다른 총회 규모에 재림교회가 세계적인 교회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이번 총회에서 인상 깊었던 점들을 말씀해 주세요.
먼저 아메리카센터돔을 향해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에요. 매일 아침 회의장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수많은 분의 모습을 보면서 ‘하늘나라 가는 길도 이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들 들었고 그 행렬에 참여한 제가 정말 하늘 가는 길에 들어선 듯 행복했어요. 하늘에는 훨씬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할 거라고 상상하며 재림의 날을 더 기다리게 되는 행복한 아침이었어요.
또 하나는 수어(手語) 통역을 하는 스태프의 모습이에요. 전 세계 대표가 모이는 만큼 언어별로 수많은 통역 부스가 운영되고 있는데 그중에는 수어도 있었어요. 쉬는 시간에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고자 수어 통역을 부탁했는데 의자에 앉은 우리와 시선을 맞추기 위해 통역자가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고 맨바닥에 앉는 모습을 보면서 ‘예수님이 세상에서 이런 모습으로 일하셨겠구나’싶었어요. 모든 순간 가장 낮은 자의 자리에서 낮은 자의 모습으로 모두를 섬기는 예수님을 대총회장에서 만났답니다. 영적인 활력을 얻었고, 제가 사역하는 현장에서 그 겸손함을 간직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참가 후기 – 오승현
“재림교회는 하나의 소실점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는 전 세계적으로 2,100만여 교인이 있고, 260개국에 복음을 전하고 있는 세계적인 교회입니다. 이번 대총회에 참석하여 각국의 재림 교인들을 만나며 이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대총회에 참석하려면 보안상의 이유로 각자 받은 명찰을 차고 있어야 합니다. 명찰에는 자신이 어느 소속으로 참석하게 되었는지, 어느 지회 사람인지 등을 알 수 있는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대총회 회의장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은 이러한 이유로 다 명찰을 목에 걸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국가, 인종, 성별 등의 정보와 상관없이 적어도 나와 같이 명찰을 차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도 재림 교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러한 사실 때문이었을까요. 제가 명찰을 차고 있으면, 마주치는 장소가 어디든 상관없이, 처음 보는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말을 걸어주고 인사해 주었습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재림교인이라는 이유로 먼저 인사하고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재림교회가 정말 세계적인 교회임을 다시금 체감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스스로가 재림교회의 일원이 된 점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된 것은 단지 이 세계적인 규모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재림교회가 지니 ‘통일된 방향성’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61회 대총회에서 거듭 반복되고 강조되었던 단어가 있다면 바로 ‘선교’입니다. 대총회를 시작하고 마치는 예배 시간에도, 대총회 사업 보고의 현장에도, 선교는 끊임없이 강조되었습니다. 심지어 제게는 그저 행정 절차로만 느껴지던 교회 요람을 수정하는 회의 과정에도 선교에 대한 강조와 반복은 계속되었습니다. 지금도 제게 인상 깊은 장면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대총회 회의 중 헨즐리 무루벤 목사님이 “‘선교’라는 렌즈를 가지고 모든 행정 안건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장면이입니다. 이처럼 대총회 기간 동안 선교는 끊임없이 강조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기간 그토록 선교가 강조되었을까요?
“I Will Go”라는 표어 아래 강조된 이 선교의 중요성은 제게 재림교회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성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려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세계 선교를 통한 ‘예수 재림의 소망’을 실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재림교회는 그 이름에도 내포되었듯이 ‘재림’을 소망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 재림 교인들은 이 공통된 소망 아래, 재림 신앙을 받아들이고 이를 지키고 있습니다. 1863년 교회가 조직된 이후부터 2022년 제가 참석한 61회 대총회까지도 이 방향성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이번 기간 내내 대총회 무대에 적혀있던 다음과 같은 문구가 이를 잘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Jesus is coming. Get Involved(예수께서 오십니다. 준비에 참여합시다.).”
다양한 사물과 배경이 하나의 소실점으로 귀결되는 그 질서정연함으로 인해 원근법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처럼,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예수 재림’이라는 하나의 소실점에 귀결되는 그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이 아름다움은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라는 세계 교회의 일원이 된 저를 더욱 자랑스럽게 했습니다.